본문 바로가기

기타

性 평등 111위, 이대로면 국가 순위도 떨어질 수밖에

입력 : 2013.10.28 03:03

     
우리나라가 25일 발표된 세계경제포럼(WEF)의 '세계 성 격차(性 隔差) 보고서'에서 136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111위를 기록했다. 작년 108위에서 세 계단 떨어졌다. 여성의 사회 진출 자체가 쉽지 않은 아랍에미리트(109위), 바레인(112위), 카타르(115위) 등 아랍권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보다 경제력이 약한 필리핀(5위), 레소토(16위)보다도 한참 뒤다. 한국은 '비슷한 업종의 남녀 임금 격차' 120위, '여성 평균 임금' 108위, '기업의 관리직 진출 여성' 105위, '여성 기술·전문직 숫자' 90위, '여성 취업률' 87위, '여성 고위 공무원' 79위였다. 이게 G20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니 부끄러운 일이다.

실제 2012년 현재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9.7%로 절반이 안 된다. 남성은 73.3%다. 5인 이상 사업체의 여성 근로자 평균 임금은 196만원으로 남성 288만원의 68%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 장·차관, 실·국장급 고위 공무원 570여명 가운데 여성은 3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공기업 여성 임원 비율은 0.6%뿐이고, 100대 기업 여성 임원 비율은 2%도 되지 않는다.

선진국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한 건 여성의 능력을 있는 그대로 차별 없이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은 여성 인력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남녀 격차를 없애고 여성의 정치·경제·사회적 위상과 기여도를 높이는 것은 인권 차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 정부마다 '여성의 지위를 높이겠다'며 해마다 예산을 수조원 써 왔다. 그러나 성 평등 수준은 2006년 세계 92위, 2008년 108위, 2010년 104위, 2011년 107위로 뒷걸음질하고 있다. 통상적 정책으로는 여성 정책이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을 앞에서는 법적·제도적으로 강하게 끌고, 뒤에선 사회 전체 분위기를 형성해 미는 방안을 '혁명을 한다'는 각오로 마련해야만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