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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탈북자의 북녘추억

"北서 아버지가 배고픔에 자식을 먹으려고 살해"

입력 : 2013.01.28 17:06 | 수정 : 2013.01.29 07:32

자료사진. 쓰레기 더미 위에서 음식을 찾고 있는 북한 아이들의 모습. /조선일보DB
북한에서 지난해 굶주린 남성이 자신의 두 아이를 먹으려고 죽였다가 적발돼 처형됐다고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일본 매체 아시아프레스를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아시아프레스의 북한 내부 정보원은 황해도의 자기 마을에서 한 남성이 자기 아이를 먹으려고 죽였다가 아내의 신고로 당국에 체포돼 총살당했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아내가 일을 나간 사이 자기 자식 중 손 위 여자 아이를 먹으려고 죽였고, 이를 목격한 남자 아이까지 죽였다.

남성은 집에 돌아온 아내에게 '고기가 생겼다'고 권했지만, 아이들이 안 보이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아내가 당국에 신고했고, 마루 밑에서 아이들의 시신이 나왔다고 정보원은 말했다.

선데이타임스는 지난해 황해도에서 발생한 기근 탓에 이 지역에서 1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인육을 먹기 위한 살인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가뭄과 흉작뿐 아니라 김정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당국의 수탈 탓에 북한 주민들이 절망적인 기근을 겪고 있다”고 했다.

아시아프레스 기자 지로 이시마루는 기사에서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었다는 이런 증언이 우리에게 수없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조선 노동당 한 관리는 “청단군에서 배고픔에 정신이 나간 부모가 아이를 가마에 삶아 먹다가 잡힌 사건도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극심한 식량난으로 인육을 먹는 사례가 있다는 증언은 몇 년 전부터 소개됐으며 지난해 통일연구원이 보고서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황남 해주에서는 11명을 죽이고 인육을 돼지고기로 속여 판 남자가 총살되기도 했다. 다른 남성은 자신의 동료를 죽여 고기를 먹고 남은 것을 양고기라고 속여 판매했다. 여자아이를 죽여 잡아먹은 사례도 있다.

아시아프레스는 지난해 9~12월 황해도 기근 특집 기사를 시리즈로 싣고 이런 참상을 전하면서 적어도 1만 명이 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일본 도쿄신문은 황해남도에서 최악의 기근이 일어나 2만 명이 숨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