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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포커스] 美 '맹모삼천지교' 이유 있었네

미국에서도 성적이 좋은 학교가 몰려 있는 지역 집값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훨씬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이 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전보다 커지면서 자녀를 성적이 좋은 학교에 보내려는 학부모가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ion)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학군이 좋은 지역의 집값이 학군이 좋지 않은 인근지역에 비해 평균 20만5000달러(약 2억3400만원) 정도 더 비쌌다고 CNN머니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연구소는 2010년과 2011년 학력평가 점수를 바탕으로 100대 대도시의 권역별 학교 성적과 집값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미국 내 8만477개 학교가 참여했다.

특히 같은 권역 내에서 성적이 우수한 상위 5개 학교와 하위 5개 학교 지역의 집값을 비교한 결과, 상위 5개 학교가 있는 지역의 주거비용이 하위 5개 학교가 있는 지역의 주거비용보다 2.4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용은 월세나 평균 전세 등 해당 주택에 살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말한다.

이런 주거비용 차이는 학교가 밀집해있는 대도시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뉴욕시의 학군 간 주거비용 차이는 연간 1만6000달러(약 1825만원)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평균인 연간 1만1000달러(약 1250만원)를 웃도는 기록이다. 가장 차이가 심했던 코네티컷 주(洲)의 경우 지역 간 주거비용이 연간 2만5000달러(약 2850만원)의 격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또 미국 대학입학 자격시험 등 학력평가에서 고득점을 기록한 지역의 집값이 인근의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임대 물량이 약 30% 더 적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좋은 학군에 속한 집값이 더 비싼 이유로 미국 내에서 학력 차이에 따른 소득 격차가 커진 점을 꼽았다. 학력에 따른 소득 차이가 심화되면서 자녀를 대학 진학률이 높은 학교로 보내고자 하는 학부모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데이비드 오토 교수는 “지난 3년간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계층이 이보다 학력이 낮은 계층보다 훨씬 많은 소득을 벌어들였다”며 “학사 혹은 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이들의 가치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고용시장은 고학력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는 양상”이라며 “고학력자는 점점 더 부유해지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더 빈곤해지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의 상위 소득 10% 경우 소득이 7% 늘어난 반면, 하위 소득 10%의 경우에는 소득이 2.5% 늘어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특히 올해 들어 양측의 소득 격차는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2012년 1월~2012년 3월) 동안 미국 내 소득 최하위 10%는 1주일 동안 평균 360달러(약 41만원)을 벌었다. 반면 소득 최상위 10%는 1주일 동안 평균 1858달러(약 212만원) 이상을 벌었다. 두 계층 간의 소득 격차가 5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