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 따기' 대기업 들어가니 지옥으로 불리는 연수과정 기다려…
선배들과 즐기던 음주가무는 옛말… "4주간 가장 많이 잔 날이 4시간"
대기업측 "개인주의 성향 신세대조직력 키우려면 어쩔 수 없다"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할 정도로 어렵다는 대기업 취업. 대기업 합격증을 받은 이들은 그동안의 고생을 떠올리며 기쁨에 젖는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이들 앞에 '지옥'으로 불리는 '신입 사원 연수'가 기다리고 있다. 입사 동기들과 회사 선배들이 한데 어울려 음주가무를 하던 연수는 옛말이 됐다. 단체 기합, 철야 행군 등 군대에서나 나오는 단어가 신입 사원 연수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 지난 5일 쌍용건설 신입사원들이 해병대 PT체조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 밖에도 제식훈련과 레펠훈련, 고무보트 훈련을 받았다. / 쌍용건설 제공
또 다른 시중은행의 신입 사원 연수의 일과는 오전 6시에 시작돼 새벽 2시가 돼서야 끝난다. 이 은행 신입 사원 김모(28)씨는 "연수 기간 4주 동안 4시간 잔 게 가장 오래 잔 날"이라며 "만성적인 수면 부족 상태로 몸이 축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충분한 수면을 하지 못한 신입 사원들은 금융 강의를 들을 때도 졸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카메라가 신입 사원들을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수에 참가한 정모(29)씨는 "CCTV로 조는 사원을 적발하고 인사고과에 반영한다고 했다"며 "수업은 재미없고 강의실은 따뜻해서 졸음을 참는 게 정말 힘들었다"고 전했다.
한 식품회사는 연수 프로그램에 철야 행군을 포함했다. '등산' 대신 '철야 행군'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점심시간에 시작한 산행이 이튿날 아침까지 계속되기 때문이다. 성별과 체력 수준은 고려되지 않았다. 신입 사원 김모(29)씨는 "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하고 해병대 수색대를 전역한 나도 철야 행군은 힘들었다"며 "자정을 넘기면서 다들 악으로 깡으로 견디고 여사원들은 눈물을 쏟아내면서 결국 전원 완주했다"고 전했다.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이직을 쉽게 생각하는 신세대 신입 사원들을 교육하기 위해 연수가 강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2000년대 이후 학번이 기업에 입사하면서 신입 사원들의 정신력과 체력이 약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며 "연수를 강화하라는 지시가 위에서 내려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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