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전업투자자의 주식전쟁
서울 강남에 사는 김모(39)씨가 전업 투자자의 길로 접어든 것은 4년 전이다. 서울의 사립대 공대를 나와 대기업에 들어간 지 8년 만에 사표를 던지고 주식 투자에 인생을 걸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독학으로 주식을 공부하며 나름의 투자 방식을 터득했고, 월급보다 더 벌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결단을 내렸다.
공식적으로는 '무직'이지만 김씨의 일과는 여느 직장인과 다를 바 없다. 집에 있으면 자칫 해이해질까 봐 30분 거리에 따로 사무실을 마련해 매일 아침 8시면 칼같이 출근한다. 책상 위에는 모니터 네 대가 나란히 놓여 있다. 밤사이 유럽과 미국의 증시 상황을 보고 신문과 증권사 보고서를 챙겨 보면 금세 오전 9시 증시 개장 시간이 다가온다. 이때부터 6시간은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긴장의 연속이다. 순간적인 주가의 움직임을 이용해 돈을 버는 '단타 매매'를 하는 그에게 시간은 곧 돈이기 때문이다. 점심은 간단하게 김밥으로 때우고, 장이 긴박할 때는 아예 거를 때도 많다.
오후 3시, 장이 끝나면 갑자기 긴장이 풀어지면서 목과 등에서 뻐근함이 느껴진다.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한 다음 친구나 지인들을 만나 식사를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다음 날 매매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술자리에 가더라도 절대 소주 한 병 이상은 안 마신다고 했다.
그에게는 두 가지 투자 원칙이 있다. 첫째가 번 돈의 대부분은 부동산이나 예금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할 것, 둘째가 남의 돈은 맡지 않고 철저히 내 돈만 투자한다는 것이다. 그는 "불규칙하기는 하지만 직장생활을 할 때보다는 많이 번다"면서도 "안정적인 직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식시장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몇 배나 더 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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