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비상경영이 한창이다. 특히 추석 이후 올해 연말까지 인사 시즌과 맞물려 고강도 인적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내부 긴장감을 높인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수년간 인수합병(M&A)를 거듭하며 덩치를 키운 SK그룹 일부 계열사에서 임원 등 인력 감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계열사는 이미 219개에 달한 상황이다. 이에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가운데 SK그룹 주력 사업인 석유, 화학 등의 부문에서도 임원 감축설이 나오고 있는 것.
재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와의 합병을 기점으로 리밸런싱 큰 작업은 정리된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실제 기업마다 몸집을 줄이고 재무건전성을 높이려면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K그룹 측은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연말까지 해외 계열사를 중심으로 최대 30% 인력 감축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 본사가 전세계 자회사에서 영업과 마케팅 직원은 약 15%, 행정 직원은 최대 30% 줄이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직원의 26만7860명 중 절반 이상인 14만7104명이 해외에서 근무 중이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불황에 스마트폰 및 가전 사업의 정체로 그룹 전체가 비상 경영에 돌입한 가운데 인력 감축 보도까지 나오자 내부 직원들의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일부 해외 사업장에서 실시하는 인력 조정은 일상적인 것”이라며 “효율화를 추구하는 과정이고, 생산 직원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인력 재배치를 통한 경영 효율화를 단행하기도 했다. 지난 6월 통신장비 사업을 담당하는 네트워크사업부 인력 중 700여명을 타사업부로 재배치한 것이 한 예다.
최근 글로벌 통신시장의 침체로 실적 부진을 겪자 강도 높은 긴축 경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네트워크사업부의 2023년 매출은 3조7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7% 감소했다.
삼성SDI의 경우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빠진 업계 상황에서 과감히 비주력 사업 정리에 나섰다.
지난 10일 삼성 SDI는 전자재료사업부의 편광필름 사업을 중국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에 양도한다고 밝혔다. 양도 금액은 1조1210억원이다.
핵심 고객인 삼성디스플레이가 2022년 LCD 사업을 철수하면서 삼성SDI도 이번에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은 계열사별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한계 사업은 정리하고 희망퇴직 등을 수시로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6월부터 희망퇴직 신청 대상을 기존 만30세 이상에서 만 28세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인건비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LG화학의 경우 앞서 근속 5년 이상 첨단소재사업본부의 생산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희망 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추석이 빨라진 만큼 올해 기업들의 인사도 빠르게 날 수 있다”며 “비상경영이 한창인 대기업일수록 추석 이후 있을 부서와 인력 구조조정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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