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벌이 아저씨가 좋아한 이유
달포 전 60대 중반의 아저씨가 저희 사무실을 찾아왔습니다.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2년 전 홍제역 인근에 대지 74평짜리 주택을 산 것을 알았습니다. 그는 저에게 작년(2018.03.07.)에 발표된 ‘서울시 2030 생활권계획’을 들먹이면서 머지않아 자기 집이 상업지역이 될 것이라며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서울시 2030 생활권계획’이 어떤 것인지 상세히 알고 있지 못했습니다. 제가 짐짓 모른 체하며 “‘2030 계획’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제대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그거 잘 읽어보면 틀림없이 우리 집이 상업지역이 돼. ○페이지에 그런 내용이 나온다니까”라고 말하는 정도였습니다.
지구단위계획구역이 뭣인지도 모르고 땅을 사다니
저는 그에게 번지수를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가 산 집은 홍제역 중심에서 반경 300여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다가구주택이었습니다. 역세권 지역이 대부분 그렇듯이 그의 집도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괜찮은 곳이네요. 그런데 지구단위계획구역에 있네요” 했더니 그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 “지구단위계획이요? 그게 뭐요?” 하는 것입니다. 그는 역세권에 있는 땅(집)을 사면서 지구단위계획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것입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지구단위계획이란 토지이용을 세세하게 규제하는 계획입니다. 잘못 사면 큰일 나요. 건축행위에 큰 제약이 많거든요. 제가 도면을 구해서 아저씨 집이 어떤 규제를 받는지 알아볼 테니 며칠 후 들리십시오.”
그러자 아저씨는 안절부절못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바로 도면을 찾아서 설명할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그를 돌려보냈습니다.
사흘 후 그가 사무실을 찾아왔습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다행히 아저씨 집은 큰 규제를 받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 집 살 때 공인중개사가 지구단위계획구역이란 말을 안 하던가요? 이거 매우 중요한 사항인데요.”
“못 들었어요. 했는데도 내가 건성으로 들었을 수도 있죠.”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부동산 사무실에 있다 보면 참으로 여러 형태의 사람을 만납니다. 이 아저씨처럼 부동산지식은 별로 없는데도 역세권에 땅이 나왔다 하면 막무가내로 사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문가 이상의 분석 실력을 가지고도 사무실만 들락거릴 뿐 결심을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부류를 사람들은 ‘결정장애’라고 부릅니다. 2주 전에는 작전세력처럼 보이는 30대 후반의 두 젊은이가 들어오더니 “100억 정도 있는데 어디 좋은 땅 없습니까”라며 이것저것 묻고 갔습니다.
돈의 흐름을 막아버린 정부
지금 대한민국이 심각한 불황에 있다는 것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습니다. 부동산은 특히 그렇습니다. 집이나 건물을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나리들이 뭘 몰라서 그런 것인지, 알고도 일부러 그런 것인지 의아스러울 뿐입니다.
부동산을 사려면 일단 부동산값의 상당부분을 은행대출로 충당하고 서서히 다른 자산을 처분해 대출을 갚는 것이 관례입니다. 그러나 지금 정부는 그 은행의 돈줄을 단단히 막아버렸습니다. 집을 한 채 이상 가진 사람을 모두 투기꾼으로 낙인찍어 불이익을 주고 있습니다.
경제란 ‘돈’입니다. 경제란 돈이 돌게 하는 것입니다. 돈은 돌아야 한다고 해서 ‘돈’입니다. 그런데 이 정권은 강제로 돈이 도는 것을 막아버렸으니 경제가 죽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있는 사람은 있는 사람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 사람대로 쓸 돈이 줄어들어 죽을 지경입니다.
"밀집모자는 겨울에 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사람들은 조용히 미래를 준비합니다. 그들은 반드시 부유층만이 아닙니다. 없는 사람 중에도 자신의 분수에 맞게 해빙기(解氷期)를 기다리며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병철(삼성)·정주영(현대)·구인회(LG)·김종희(한화) 등 1세대 기업가들은 하나같이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았습니다.
노무라증권도 이런 발상으로 지금의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노무라증권은 1941년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자 폭락한 우량주식을 대거 매입했습니다. 몇 년 후 일본은 패전했습니다. 사회가 안정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세상이 되자 증시는 폭등했습니다. 헐값에 주식을 매집했던 노무라는 이때 엄청난 돈을 벌었습니다.
‘밀집모자는 겨울에 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람이 강하게 불 때야말로 연을 날리기에 가장 좋은 때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증시용어이지만 부동산으로 기회를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딱 맞는 말입니다.
역세권에 있는 땅을 사라
그렇다면 불황의 한가운데에 있는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는 역세권의 땅을 사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땅은 나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땅을 깔고 앉은 허름한 건물을 말합니다.
역세권(驛勢圈)이란 ‘전철역(驛)의 세력(勢)이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범위(圈)’를 말합니다.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대개 역의 중심부에서 500미터 이내, 도보로는 10분 이내의 곳입니다. 이것을 ‘1차역세권’과 ‘2차역세권’으로 세분하기도 합니다. 1차역세권은 역 승강장에서 300미터거리, 2차역세권은 승강장에서 500미터 거리를 말합니다.
연신내 역세권 개념도. 안쪽의 원이 1차역세권, 바깥쪽 원이 2차역세권이다.
역세권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이유
그동안 정부는 택지가 부족하면 신도시를 건설해 대처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신도시 정책은 한계에 봉착해 있습니다. 신도시는 무엇보다 일자리가 있는 도심과 떨어져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교통비 부담도 만만찮습니다. 또한 신도시 정책은 무한정한 도시 확산을 가져와 국토가 황폐화합니다.
한때 신도시를 지어 주택문제를 해결했던 선진국들에서도 ‘도심으로의 회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신도시의 부정적인 문제가 부각될 것입니다. 이제는 도심을 고밀도로 개발함으로써 교통문제·환경문제 등을 해결해야 합니다. 이렇게 볼 때, 국토부가 올해 발표한 3기신도시 계획의 성공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구단위계획구역이면 안 된다고?
역세권의 땅은 매우 소중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런 가치를 인정한다면 더 늦기 전에 역세권의 땅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역 중심에서 500미터 이내, 즉 1, 2차역세권이면 가장 좋겠지만, 그 범위를 넘어서더라도 반듯한 곳이라면 괜찮습니다. 이것저것 따지면 살 땅이 없습니다. 결국은 돈(투자금)의 문제이겠지만 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지구단위계획구역 안에는 땅을 사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저는 “동등한 조건이라면 지구단위계획구역에 사는 것이 좋다”라고 말합니다. 이제 그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지구단위계획의 사전상 정의는 이렇습니다.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지역 가운데 일부 지역의 토지이용을 보다 합리화하고 그 기능을 증진시키며 미관의 개선 및 양호한 환경의 확보 등 당해 지역을 체계적·계획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수립하는 도시관리계획을 말한다. -서울시 도시계획용어사전
간단히 말하면, 국가가 계획적으로 토지개발을 유도할 필요가 있는 지역에 대해 세세하게 건축규제를 하는 것이 지구단위계획입니다. 은평구에도 무려 14곳의 지구단위계획구역이 있습니다.
대개 지구단위계획은 향후 10년 내외에 나타날 여건 변화와 5년 내외로 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의 미래모습을 상정하여 수립합니다. 하지만 이런 원칙이 모든 지구단위계획구역에 공통적으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정해져 있어도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곳도 많습니다.
연신내는 서북지역의 대표적 부도심이 된다
그러나 연신내의 경우는 다릅니다. 당장 2023년(늦어도 2024년)에 GTX-A노선이 달리기 시작합니다. 저는 10년 후면 연신내는 영국 도크랜즈처럼 수많은 고층빌딩이 들어선 서북지역의 대표적 부도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고속 철도선 크로스레일(Crossrail). 런던 외곽 서부지역에서 시작하여 런던 중심 지역과 도크랜드 지역을 관통하여 런던 동부지역까지 연결한다. 1970년대까지도 완전히 폐허였던 도크랜즈는 초고속 철도선(Crossrail)이 지나면서 급성장했다.
수도권을 GTX로 연결하는 것은 이제 국가적인 사업이 됐습니다. A·B·C노선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D노선까지 언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GTX를 건설하는 이유는 사람들을 빠른 속도로 일자리로 이동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먹고 잘 수 있는 주거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GTX역 주변의 고층화가 불가피한 이유입니다.
고층화를 하기 위해서는 용도지역의 변경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합니다. 2종일반주거지역은 3종일반주거지역으로, 3종일반주거지역은 준주거지역으로, 준주거지역은 상업지역으로 바꾸어야 고층화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GTX-A노선이 달리기 전 연신내역 주변은 반드시 이 같은 종상향(種上向)이 이루어질 것으로 봅니다. 신문을 잘 보면 그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신문을 보면 미래를 읽을 수 있다
한국일보 2019년 8월 25일자 기사를 가져와보겠습니다.
서부면허시험장·연신내·온수역…서울 '新전략거점'으로 키운다
2021년까지 개발구상 수립
서울시가 기존 시설이 낙후됐거나 산업단지가 오래돼 경기가 침체된 세 곳을 전략거점으로 지정하고 서울의 산업중심지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서울 마포구의 서부운전면허시험장과 은평구 연신내·불광동 일대, 구로구 온수역세권 등이다. 서울시는 이들 지역의 재개발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3개 신전략거점 개발을 위한 용역 세 건을 발주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시는 2021년까지 관련 용역을 마무리하고 기본구상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구상안에는 토지이용계획과 교통체계, 개발밀도 등이 포함된다. 서울시는 이들 거점의 개발을 2030년까지 마칠 계획이다.
신전략거점으로 지정된 지역의 넓이는 총 124만㎡로 축구장 면적의 130배 정도다. 서울시는 “지난 2년 동안 대규모 이전 대상지거나 용도 전환이 필요한 곳, 복합개발이 가능한 곳을 위주로 대상지를 찾아왔다”며 “주변 산업생태계를 고려해 지역거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10만㎡ 이상)의 부지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후략
같은 주제를 다룬 2019년 9월 8일자 뉴스핌 기사를 보겠습니다.
연신내·불광, 개발 기대감 '솔솔'…GTX역세권·신전략거점 동시 추진
서울시 신전략거점 선정…상업·주거지 약 40만㎡ 지구단위계획 추진
용적률 높여 고밀 개발 가능성 커져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과 불광역 일대에 대한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사업이 본격 시작돼 역세권 개발 기대감이 높은 데다 최근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 3기의 핵심과제인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이 일대를 신전략거점으로 지정해서다.
당장은 개발이 가시화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향후 2년 이후부터는 서울에서 가장 모습이 달라질 지역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서울시와 은평구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과 불광역 일대 신 개발사업이 구상단계에 접어들었다. 시는 앞서 지난달 연신내·불광역세권 가용부지 개발계획 수립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연신내·불광지역 일대 발전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연신내·불광역 역세권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다른 신전략거점과 달리 개발사업이 주변 상업 및 주거지역까지 폭넓게 이뤄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이는 국공유지와, 사유지라도 대규모 이전부지만 신전략거점으로 지정된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과 온수역 역세권과 다른 점이다.
지난달 서울시가 발표한 신전략거점 개발계획에 따르면 연신내역과 불광역 일대 전체 60만㎡를 사업대상지로 선정했다. 서울시는 전체 사업지 가운데 국공유지로 구성된 20만㎡부지를 산업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약 10여년 동안 재개발사업으로 불광역 일대가 대단위 아파트촌이 들어선 만큼 배후주거지역도 탄탄한 상황이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신전략거점 지정 지역 가운데 국공유지가 아닌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에 혼재된 사유지다. 이들 지역에서는 은평구가 추진하는 지구단위계획이 진행 중에 있다. 지구단위계획 구역은 연신내역과 불광역 역세권에 각각 1곳씩 있으며 16만㎡ 넓이에 역세권 상업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가 발주한 신전략거점 기본 구상에서는 주로 국공유지인 대규모 가용부지 개발전략에 관련한 것이지만 현재 토지이용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역세권 상업 및 주거지역에 대한 개발도 전략거점 대상지에 포함해 병행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일반 사유지에 대해서는 구 차원의 지구단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사업계획이 구상단계에 있는 상태지만 이들 지역에서는 용적률을 올려주는 고밀도 개발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울시가 올해 연말까지 확정키로 한 '역세권 활성화사업'이 적용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연신내·불광역 일대는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인 '서울플랜 2030'에 따라 용도상향과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지역중심'이다. 지역중심에서는 법상 최고 용적률인 1000%까지 받을 수 있다.
서울시 조례로 정해진 건폐율·용적률표. 250%인 3종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이 준주거지역이 되면 400%, 일반상업지역이 되면 800%로 올라간다.
은평구에 따르면 지구단위계획이 수립 중인 두 곳의 용도지역은 상업지역으로 지정된 곳이 상당수다. 그런 만큼 용도 상향 대신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활성화 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은평구 관계자는 "아직 뚜렷한 사업계획이 나온 것은 없지만 연신내·불광역 일대는 제도상 고밀개발이 가능한 요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이제 막 추진한 신전략거점 개발이 실제 추진되지 않더라도 연신내·불광역 일대 개발사업이 추진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GTX-A 노선 역사 설치에 따른 역세권 개발사업 압력이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건설업계 관계자도 "서울시의 신전략거점 개발이 아니라도 GTX 역세권 개발이 이뤄지기만해도 연신내·불광역 일대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는 충분한 개발이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이 일대는 아직 민간 자본이 모이는 곳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공공이 개발을 주도하는 것이 개발을 서두를 수 있고 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뭐? 지구단위계획구역은 안 된다고?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는 건축행위가 엄격히 규제됩니다. 개발규모, 건폐율·용적률, 높이는 물론, 형태·색채·건축선에 이르기까지 필지별로 엄격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과소토지(너무 작은 땅), 부정형의 토지(모양이 좋지 않은 땅), 진입로가 없거나 적은 토지는 단독으로 개발할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건축물의 용도에 대해서도 ‘불허용도’ ‘권장용도’를 미리 정하고 권장용도로 건축물을 지을 경우 인센티브를 줍니다.
지구단위계획도를 보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연신내 지구단위계획구역의 도면 일부를 가져와보겠습니다.
456-27과 456-28은 녹색 아령으로 묶여 있습니다. 그런데 왼쪽 456-25, 456-26, 456-34는 빨간색 아령으로, 456-31과는 파란색 아령으로 묶여 있습니다. 파란색은 공동개발을 ‘권장’한다는 뜻이고, 빨간색은 공동개발로 ‘지정’됐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456-25의 주인이 이 땅을 개발하려면 456-26, 456-34를 사들이거나 이 땅의 주인과 공동으로 개발해야 합니다. 456-31의 주인과는 공동개발을 ‘권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권장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강제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456-25의 땅만으로는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가 456-26, 456-34 땅주인과 사이가 좋지 않거나 의견이 맞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개발하는 데 적지 않은 애로가 따를 것입니다.
이번에는 좀더 복잡한 경우를 보겠습니다.
185-5와 185-81은 반드시 공동개발을 하도록 빨간색 아령으로 묶여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필지의 왼쪽으로 L자 형태로 가시덤불이 둘러쳐 있습니다. 이것은 ‘벽면한계선(壁面限界線)’을 나타내는 표시로, 개발을 할 때 1.5미터의 보행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또 이 땅을 개발하려면 185-82 땅주인으로부터 토지 일부를 매입해서 185-82의 아래쪽으로 차량진입로를 확보해야 합니다. 만일 185-82 주인이 땅의 일부를 판다면 문제가 없지만 천금을 주어도 팔지 않겠다면 위 두 필지는 개발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이렇게 까다로운 제도를 만들었을까요. ‘도시 미관’ 때문입니다. 도시 중심지에 자기 땅이라고 건물을 함부로 짓게 하면 도시가 망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만일 이런 제도가 없었다면 역세권은 이미 난장판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런 이치를 잘 생각해 보면 지구단위계획구역이야말로 진짜 땅으로서 가치가 있는 귀한 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세권 연구를 깊이 하지 않은 사람들은 “지구단위계획구역에 있는 땅은 절대로 사지 마라”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다 맞지 않습니다. 진짜 좋은 땅은 지구단위계획구역에 있습니다. 진짜 투자자, 실력 있는 디벨로퍼(개발자)는 싸게 나온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요지를 사들여 주변의 문제를 말끔히 해소한 뒤 고층건물을 올립니다.
머지않아 연신내·연서로 지구단위계획, 확 바뀐다
은평구청 도시계획과에 전화를 걸어 궁금한 사항을 물었습니다. 다음은 오늘(2019.12.5.) 통화한 내역입니다.
푸른산 : 연신내 지구단위계획이 최초로 나온 게 언제지요?
공무원 : 구역지정된 것은 1996년입니다. 결정은 2002년에 됐습니다.
푸른산 : 지구단위계획 결정 후 몇 년마다 개정한다는 규정이 있습니까?
공무원 : 5년 이상 되면 개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2011년도에 재정비를 한 번 했습니다.
푸른산 : 그럼 그 이후로도 세월이 많이 지났는데 재정비 다시 안 하나요?
공무원 : 지금 재정비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3년 걸릴 겁니다.
푸른산 : 작년 8월 신문에 ‘연신내·불광을 신(新)전략거점으로 한다’는 내용이 크게 보도됐습니다.
공무원 : 네 그건 서울시가 하고 있습니다.
푸른산 : 이것이 연신내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와 관련이 있습니까?
공무원 : 참고는 하겠지요.
푸른산 : 제가 연신내·연서로 지구단위계획을 잘 읽어보니까 지금 시점에서 불합리한 것들이 많더라고요. 예를 들어 1층에 옷가게를 만들어야 한다거나, 교육시설(학원)을 만들면 최고용적률을 반영해주겠다거나 하는 것들이 지금은 안 맞잖아요.
공무원 : 그런 부분들은 검토해서 새로운 계획에 반영합니다.
푸른산 : 이때 주민들의 의견 수렴은 하지 않습니까?
공무원 : 조만간 토지주를 상대로 주민설문조사를 할 예정입니다.
푸른산 : 그렇습니까? 정확히 언제 하지요?
공무원 : 이번달이나 다음달에 하게 될 겁니다.
푸른산 : 제가 생각해도 GTX가 2023년도, 늦어도 2024년도에 달리게 되므로 구청에서도 그에 맞게 재검토를 하고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럼 설문조사 외에도 따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나요?
공무원 : 네. 의견 제시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열람공고할 때도 의견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상업지역에 붙어 있는 3종일반주거지역을 노려라
작년 3월에 발표된 ‘서울시 2030 생활권계획’을 잘 들여다보면 앞으로 서울의 모습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계획을 읽으면서 과연 연신내 어느 지역이 상업지역으로 종상향될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생각했습니다.
‘2030 서울 생활권계획’ 권역별 신규상업지역 배분 물량
‘2030 서울 생활권계획’에는 서울 전역에 상업지역 192만㎡를 확대 지정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중 전략적 개발 및 균형발전을 위한 시 유보물량을 제외한 134만㎡(70%·약40만 평)를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북권(59만㎡), 서남권(40만㎡), 서북권(18만㎡)에 할당한다고 했습니다. 연신내는 서북권에 속합니다. 아마도 저는 이 18만㎡(약 2만5000평) 중 상당부분이 연신내에 배정될 것으로 봅니다.
그렇다면 연신내 어느 부분이 상업지역으로 종상향될 것인가. 바로 이것이 포인트입니다. 연신내 역세권을 모두 사들일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족집게처럼 ‘바로 그곳’을 찾아낸다면 단번에 팔자를 고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바로 그곳’은 ‘상업지역에 붙어 있는 3종일반주거지역’에 있다고 봅니다. 만일 그런 곳에 땅이 나온다면 무조건 사야 합니다.
푸른산
[출처] 연신내 역세권 땅, 나오면 무조건 사라|작성자 갈대불부동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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