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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기업의 해외 고용은 연평균 9.3% 늘어났는데, 국내 고용 인원 증가율은 연평균 1.4%

입력 : 2018.03.17 03:15

대기업의 해외 고용은 연평균 9.3% 늘어났는데, 국내 고용 인원 증가율은 연평균 1.4%에 그쳤다고 한다. 2010년 이후 7년간 국내 7대 대기업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7년 동안 7대 대기업의 국내 직원 수는 8.5% 늘어났는데 해외에서 채용한 직원은 70.5%나 급증했다. 삼성전자가 단적인 예다. 국내 고용은 9만명 선에서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해외 고용은 9만명에서 21만명으로 늘어났다. 해외시장 진출에 따른 결과라고만 하기에는 격차가 너무 크다.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찾아 일자리가 떠나가는 추세를 보여주는 현상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일자리 절벽,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말이 나오고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인 이유는 다른 데에 있지 않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는 47조원으로 3년 연속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해외시장 확보 필요성도 크겠지만, 인건비는 높고 생산성은 낮은 한국에서 고용을 늘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중국 충칭 현대차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울산 공장 근로자의 9분의 1인데 생산성은 오히려 60%나 높다. 대체 누가 이런 나라에서 고용을 늘리겠나.

기업에 대한 규제는 드론 하나 날리는 것도 허가를 받아야 할 지경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정치인과 관료들이 쌓아놓은 규제는 풀리지 않는다. 그러면서 국제 추세와 정반대로 세금은 더 내라고 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서두르고, 고용 유연성은 거꾸로 더 떨어뜨렸다. 아예 일자리를 발로 차서 해외로 내쫓아내는 꼴이다.

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늘리고, 해외 고용을 확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 하기 좋은 곳을 찾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평가의 규제 부담 분야에서 한국의 순위는 138개국 중 105위다. 글로벌 100대 스타트업 가운데 절반 이상인 57곳은 한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거나, 규제 사슬에 묶인 채 조건부 영업을 해야 한다.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는 정치인, 관료는 찾아볼 수도 없다.

강성 노조의 횡포는 도를 넘었다. 해외 매각이냐, 법정관리냐 기로에 서 있는 금호타이어 노조도 파업에 나선다. 한국 GM 노조는 기본급을 동결해주는 대신 복리후생 유지, 10년간 정리해고 금지 등 21가지의 조건을 내걸었다. 그래도 정부는 강성 노조들을 상전처럼 받든다. 대기업이 고용을 해외에서만 늘리고 있는데 대통령은 "일자리를 민간(기업)이 만든다는 건 고정관념"이라고 한다. 세금 뿌려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일자리 만드는 게 언제까지 가능하다고 믿는지 알 수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16/201803160260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