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졸음운전 고속道 광역버스, 앞차 깔고 추돌… 50대 부부 참변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사고 후 즉각적인 대처가 안 돼 치사율이 14%에 달해, 일반 교통사고의 3배에 이른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해마다 2500여건씩 발생해 총 1만62건이었다. 사망자는 총 457명으로 나타났다.






나들이 차량으로 붐비던 휴일 오후 경부고속도로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해 50대 부부가 그 자리에서 숨지는 등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고는 전용차로(1차로)를 달리던 버스운전사의 졸음운전이 원인이었다. 정확히 1년 전 4명이 숨진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근처 관광버스 추돌사고와 판박이였다.

9일 오후 2시 40분경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양재나들목 근처에서 광역급행버스(M버스)가 앞서가던 K5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이 충격으로 다른 차량 6대도 잇달아 부딪쳤다. K5 승용차에 타고 있던 신모(58) 설모 씨(56·여) 부부가 현장에서 숨졌고 16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신 씨 부부는 외출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참변을 당했다. 신 씨의 한 친척은 “부부의 외동아들이 얼마 전 결혼해 3개월 후 첫아이를 낳을 예정”이라며 “손주를 안아보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경찰 조사와 인터넷에 공개된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살펴보면 M버스는 빠른 속도로 2차로에 있던 K5 승용차를 뒤에서 덮쳤다.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아 K5 승용차 위로 솟아올랐다. 이어 버스가 다시 1차로로 방향을 틀면서 K5 승용차는 버스 밑에 낀 상태로 중앙분리대와 또 충돌했다. 이 사고로 오후 늦게까지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이 정체를 빚었다. 버스운전사 김모 씨(51)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졸았다”고 진술했다. 졸다가 운전대를 놓쳐 전용차로를 이탈해 추돌한 것이다.

사고 버스는 경기 오산시에서 출발해 서울 동작구 사당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왕복 운행거리는 110km. 신도시가 증가하면서 광역버스의 수도권 운행은 갈수록 늘고 있다. 2015년 기준 수송분담률이 29.6%에 달한다. 올 1월 말 기준 수도권에 운행 중인 광역버스 노선은 모두 197개. 이들 노선의 1회 왕복 운행거리를 모두 더하면 9672km다. 서울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까지 비행거리와 맞먹는다.

안전대책은 부실하다. 국토교통부가 2014년 7월 광역버스 입석금지, 올 2월 버스 기사 의무휴식제 등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승객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데다 의무휴식제 도입을 위한 기사 충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 지역에만 70여 개 업체, 1만2000여 대 노선버스가 있다. 기사 충원을 위한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업체의 반발도 크고, 이들을 모두 단속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Main/3/all/20170710/85274277/1#csidxcfbb9da40f2242fbcb2b41fcd7cda7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