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현대硏 "50대가 경제적으로 가장 불행…고용안정성 높여야"

입력 : 2016.01.17 11:00

 

기초연금 받는 60대, 은퇴-노후준비에 쫓기는 50대보다 상대적으로 행복
"정년연장-임금피크제 대책 시급…주택연금 활성화도 필요"

한국인 중 경제적 행복감이 가장 낮은 세대는 50대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경제적 행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는 노후준비 부족과 자녀 교육, 일자리 부족, 주택 문제 등이 꼽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해 12월 10일부터 18일까지 9일간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807명을 상대로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95%신뢰수준, 오차범위 ±3.5%포인트)다. 연구원은 경제적 행복을 구성하는 경제적 안정, 경제적 우위, 경제적 발전, 경제적 평등, 경제적 불안 등 5개 요소를 지수화하고 이를 종합해 '경제행복지수'를 산출해 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작년 12월 중순에 실시된 조사에서 경제행복지수는 44.6점으로 2007년 조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 상반기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 등의 여파로 40.4점까지 하락했지만, 정부가 작년 하반기에 실시한 개별소비세 인하, 추경 집행 등 소비활성화 대책이 효과를 거둬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아직은 더 많았다. 최근엔 가계빚 부담 탓에 주부의 행복감이 떨어졌고 은퇴 걱정 때문에 50대가 가장 불행한 연령대로 떠올랐다.

경제적 행복감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가 48.8점으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39.4점으로 가장 낮았다. 20대(48.2점)와 30대 등 젊은 세대의 경제행복지수가 50대와 60대 이상(40.2점) 등 고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구원은 "50대의 경우 직장에서 은퇴를 했거나 은퇴 직전이며, 자영엽에 진입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등 가장 행복감이 떨어지는 세대"라면서 "60대 이상도 경제적 행복감이 낮았지만 기초연금 등의 보완으로 50대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행복감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현대硏 "50대가 경제적으로 가장 불행…고용안정성 높여야"

응답자들은 경제적 행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는 4명 중 1명 이상이 노후준비 부족(28.8%)을 꼽았다. 자녀 양육 및 교육 21.9%, 일자리 부족 20.2%, 주택문제 19.1% 등도 주요 장애물로 거론됐다.

특히 노후준비 부족이 경제적 행복에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응답은 1년 전(24.8%)에 비해 4%포인트나 증가해 실버세대가 느끼는 불안감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전문직(57.4점)과 공무원(53.7점)의 경제행복지수가 높은 편에 속했고, 자영업자(40.2점)와 주부(38.8점)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원은 "계속되는 불경기로 자영업자의 경제적 행복감이 낮은 수준에 있고, 주부 역시 가계의 소득증가는 미미한 상태에서 가계부채 증가, 가처분소득 감소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대구, 제주, 충남, 대전 등이 상대적으로 다른 시도에 비해 경제행복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경기, 대구, 제주의 경우 상대적으로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았고, 제주는 중국 관광객의 유입이 지역경제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결혼 유무로 보면 미혼(46.7점)의 경제행복지수가 기혼(44.1점)보다 높았다. 이혼과 사별(26.8점)은 경제적 행복감이 훨씬 낮았다.

연구원은 "50대의 경제행복지수가 가장 낮고 노후준비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노동개혁 법안의 원만한 통과를 통해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등 고용의 유연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노후준비 부족 해결을 위해 주택을 담보로 한 주택연금(역모기지) 활성화와 다수의 고령자들이 모여서 함께 생활할 수 있는 밀집형 공공임대아파트 등 노후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