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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外

백인 95%, 미네소타 박병호에 쓴 1285만$ 의미

[OSEN=이대호 기자] 미네소타 트윈스는 올 시즌 선수단 총연봉 순위가 18위다. 트윈스 구단을 소유하고 있는 폴라드 가문은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전통적으로 구단에 많은 돈을 쓰지는 않는다. 그랬던 미네소타가 박병호에게 베팅한 1285만 달러는 큰 의미를 지닌다.

올해 미네소타의 선수단 총연봉은 1억 달러를 조금 넘는 정도다. 총연봉의 10%가 넘는 돈을 박병호에게만 썼다는 건 분명히 의미가 있다. 이제 KBO리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경쟁력있는 리그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의미와도 통한다.

미네소타는 전국구 구단이라고 보기 힘들다. 미네소타주의 인구는 500만 명에 조금 못 미치는데, 대한민국보다 면적은 2배 크다. 미국에서 손꼽히게 추운 곳이 미네소타다. 지역에서야 열렬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구단이지만, 미국 전체를 보면 응원하는 이가 많은 팀이 아니다.

특히 인구구성을 보면 95% 이상이 백인이다. 그리고 4% 정도가 아프리칸 아메리칸이고 나머지 1%가 히스패닉과 동양인이다. 한국 교민도 많이 사는 지역이 아니다. 그런 구단에서 박병호에게 1000만 달러 이상 과감하게 투자한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통 구단이 선수를 영입할 때는 마케팅적인 측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프랜차이즈 스타가 웃돈을 받는 건 구단이 마케팅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선수를 지키면서 얻는 전력적인 이득에 구단 수익까지 고려하기 때문이다. LA 다저스가 3년 전 류현진에게 거액을 투자할 수 있었던 건 선수로서 기량도 높게 봤지만, 거대한 한인타운이 있는 LA 지역에서 마케팅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도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박병호를 영입하면서 마케팅 수익을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 동양인 자체가 드문 곳이기 때문이다. 중소구단 미네소타가 박병호에게 1000만 달러 이상 투자했다는 건 그만큼 박병호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가 미네소타의 최근 전성기였다. 9년 동안 미네소타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 6번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1년 지구 최하위로 추락했고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래도 올 시즌은 승률 5할1푼2리로 5년 만에 5할 승률을 넘겼고, 지구 2위를 거뒀다. 최근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착실하게 유망주를 모으고 육성해 이제 다 시 올라갈 준비를 마친 팀이다.

그리고 미네소타는 1000만 달러 이상 투자해 박병호라는 마지막 퍼즐조각을 찾았다. 앞으로 연봉협상이 벌어지는데, 포스팅 금액과 연봉총액을 더하면 2000만 달러를 넘을 게 확실시된다. 이 돈에는 마케팅도, 티켓파워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오로지 박병호의 기량만을 놓고 평가한 금액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