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사이드]
油價 급락으로 실적 악화
美에너지업계 올 7만명 감원… HP, 3만명 감축계획 공식화
국내도 구조조정 확산
한화건설·두산인프라코어 200여명씩 명퇴·희망퇴직
유럽 최대 항공사인 에어프랑스는 저가 항공사 공세 등에 따른 실적 악화 여파로 2017년까지 조종사와 승무원 등 2900명 해고를 추진 중이다. 에어프랑스는 이달 5일 프랑스 파리 인근 본사에서 이 같은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노조가 임원회의 회의장을 덮치는 바람에 공식 발표는 취소됐다. 에어프랑스는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해고를 강행할 방침이다.
글로벌 저성장 장기화에 따른 실적 악화로 전 세계 기업에 감원(減員)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락의 직격탄을 맞은 석유·광물 등 에너지 기업을 포함해 ICT(정보통신기술)·유통·금융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이다.
◇에너지기업, 수천명씩 줄줄이 減員
미국 인력 관리 컨설팅 업체인 CG&C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주요 기업이 발표한 감원 계획 규모는 5만8877명에 달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43% 늘어난 수치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미국 기업의 누적 감원 규모는 49만3431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36% 정도 증가했다.
가장 큰 진원지는 작년 하반기부터 국제 유가 급락으로 실적이 악화된 원자재 관련 기업들이다. 세계 최대 석유 개발 업체인 미국 슐럼버거는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2만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고 핼리버튼은 1만명 감원을 결정했다. 베이커 휴와 체사피크에너지 등도 인력 줄이기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올 들어 미국 에너지 업계에서 일자리를 잃은 인력만 7만2000여명"이라고 밝혔다.
실적 악화로 파산설까지 돌던 스위스 광산업체인 글렌코어와 스페인 최대 에너지기업 렙솔도 최근 감원 행렬에 합류했다. 이달 초에는 중국 석탄기업 룽메이가 올 연말까지 10만명을 줄일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원유 시추·생산 설비 업체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세계 최대 해양 설비 엔지니어링 업체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 테크닙은 2017년까지 9억2000만달러(약 1조원)에 달하는 비용 감축을 위해 총인력의 약 16%(6000여명)를 감원할 방침이다. 다른 해양 설비 엔지니어링 업체인 노르웨이 아커 솔루션도 지난달 500명 감원 계획을 확정했다. 박희준 에너지이노베이션파트너스 대표는 "국제 유가가 회복되지 않는 한 에너지 업계에서 감원 바람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IT, 금융 등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달 3만명 감원 계획을 공식화한 HP를 비롯, 마이크로소프트(MS)·퀄컴 등 IT 업계 강자도 줄줄이 수천명 단위의 감원에 착수했다. 올 7월 파산보호신청을 한 A&P 등 유통업체, 아멕스와 같은 금융업체, 소비재 기업 P&G 등도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선 과장급도 名退 대상
국내에서는 조선·증권업계에서 시작된 구조조정 바람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해외 수주 감소에 국내 시장 침체라는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는 건설업계의 경우 한화건설이 지난달 보직이 없는 임직원과 인사고과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인력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200명 정도를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합병한 삼성물산 건설 부문도 조만간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중장비(重裝備) 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 과장급 이상 직원 2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회사를 떠났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기계·전자산업팀장은 "미국은 경기(景氣)가 둔화하면 사전에 생산직까지 자유롭게 감원을 하지만 우리나라는 감원 대상이 대부분 사무직에만 그치고 있어 비용 절감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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