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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지혜

"현실이 어떻든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상황을 좋게 해석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잘 풀린다."

"현실이 어떻든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상황을 좋게 해석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잘 풀린다."

전혜성(86) 동암문화연구소 이사장은 5일 에세이집 '가치있게 나이 드는 법'(센추리원) 개정증보판 출간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고급차를 타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차는 잘 굴러만 가면 된다"며 "물질적인 것에만 집중하고 남보다 더 좋은 집에 살려고 하면 가난하게 산다. 돈만 추구하는 사람은 돈도 안 생기고 결과적으로 행복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는 장수하는 것을 가장 행복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삶의 목표가 있어야 건강하게 오래 산다"며 "장수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 공통적으로 3가지 요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삶의 목적을 꾸준히 추구하고, 그 목적을 '자기 완성'이라는 정의 속에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 위기를 긍정적으로 극복하는 사람, 일과 삶의 균형을 이뤄내는 사람이 장수한다."

전혜성 박사는 여섯 남매 모두를 하버드대와 예일대 등 미국 명문대에 보내고, 두 아들을 미국 국무부 차관보로 키워낸 '교육의 대모'로 불린다.

주미특명전권공사를 지낸 남편 고광림 박사(작고)는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국제법(법학박사)을 전공한 최초의 한국인이다. 전 박사 부부와 4남2녀의 박사학위는 12개에 달한다.

남편과 두 아들은 '지난 100년간 미국에 가장 공헌한 100인의 인사'에 올랐으며, 전 박사의 자녀 교육법은 미국 교육부에 의해 아시아계 미국인 가정교육의 성공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자녀 교육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큰 성취를 거뒀다. 이화여대 영문과 2학년을 마치고 미국 유학을 떠난 그녀는 전액 장학금 교환학생으로 디킨슨대에서 경제학과 사회학을 전공했다. 이후 보스턴대학 대학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0년대에는 비교문화정보 체계를 만들어 일본 국립민족학박물관과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에서 객원교수로 강단에 섰다. 국무총리상, KBS 해외동포상, 비추미 여성상, 대한민국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미국 코네티컷주의 동암문화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전 박사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삶이 아니라 다른 사람, 후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했다면 그것이 가치 있는 삶"이라고 강조했다.

자녀교육 성공 비결에 대해서는 "어릴적 습관을 잘 길러주면 '공부하라'는 말이 필요없다"며 "다림질하면서 논문을 읽고 늘 자식들에게 공부하는 모습만 보여줬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공부했던 것 같고 자녀교육에는 가정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공부에 집념을 갖고 노력한 것은 부모의 영향"이라며 "여자도 남자처럼 똑같이 공부해야 한다고 하며 독립심을 키워줬다. 또 학자가 돼 알면 아는만큼 여러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고 회상했다.

전 박사는 "노인이 되면 될수록 변화에 적응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면서 "머리를 쓰는 사람은 치매에 걸린다 해도 늦게 걸린다.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믿고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흔들림 없이 산다. 이들에게 나이 든다는 것은 늙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자 시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