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내기도 어려운 형편" 작년 8월 15년 기자생활 접어
올해 지역보도부문 수상… 大賞도 8만5000부의 지방지
-
-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신문 ‘데일리브리즈’의 롭 쿠즈니어(맨 오른쪽)가 지난 20일 퓰리처상 수상 소식을 듣고 편집국에서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그는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기자를 그만두고 비영리재단 홍보책임자로 이직했다. /AP 뉴시스
미 남캘리포니아대(USC)의 홀로코스트재단 홍보 책임자인 롭 쿠즈니어(39)는 지난 20일 낮 12시쯤 전화 한 통을 받고 환호성을 지르며 사무실을 나갔다. 이날은 미국 언론계 최고 권위의 퓰리처상 수상자를 발표하는 날이었다. 직장 동료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터넷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했고, 그가 올해 퓰리처상 지역 보도 부문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집 월세도 내기 힘든 박봉 때문에 지방지를 그만둔 전직 기자가 퓰리처상을 받아 화제다. 쿠즈니어는 캘리포니아주 남부 토런스 지역에서 발행하는 '데일리브리즈' 기자로 일하던 지난해 학생 수 6000명에 불과한 이 지역 교육 관료가 온갖 편법을 써 2013년에 연봉으로 66만3000달러(약 7억원)를 챙겼다는 고발 기사를 썼다. 이 기사가 나간 후 연방정부와 캘리포니아주의 조사가 시작됐고, 해당 관료는 파면됐다. 캘리포니아주는 재발을 막고자 교육 공무원에 대한 급여 규정을 뜯어고쳤다.
하지만 그는 작년 8월 15년간의 기자 생활을 그만뒀다. 기자 7명에 발행 부수 6만3000부에 불과한 영세한 지방지 기자 생활을 계속하기가 경제적으로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정확한 연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월급으로 집세 내기도 빠듯한 형편이었다"면서 "20대라면 문제없었겠지만 내 나이도 40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봉이었지만 노동 강도는 높았다. 오전 10시쯤 출근해 밤 10시에나 퇴근하는 생활에 지친 여자 친구는 그에게 '전직'을 종용했다.
쿠즈니어는 퓰리처상 수상 이후 여러 언론사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기자 복귀 여부는 신중히 생각하겠다"고 뉴스위크 인터뷰에서 밝혔다. CNN은 "15년 차 지방지 기자의 연봉이 미국 가구 소득 중간값(약 5만3000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4만달러대에 불과하다"면서 "퓰리처상 수상의 영광보다 지방 신문의 열악한 처우가 더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퓰리처상에선 지방지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직원 80명에 발행 부수 8만5000부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더 포스트 앤드 쿠리어'는 가정 폭력의 심각성을 다룬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Till Death Do Us Part)란 시리즈로 대상에 해당하는 '공공 서비스 부문'에서 수상했다. 미주리주의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퍼거슨 사태를 생생하게 담은 사진으로 '속보 사진 부문'을, 워싱턴주의 '시애틀타임스'는 대규모 산사태에 대한 신속한 보도로 '속보 부문'을 수상했다. 퓰리처상의 단골 뉴욕타임스는 연방정부를 상대로 한 로비스트 활동 실태를 고발한 기사로 '탐사 보도 부문'을 수상하는 등 올해도 3관왕을 차지했고, LA타임스는 비평과 인물 기사 등 두 부문 상을 받았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한국外'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메디컬 스쿨 입학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돼 (0) | 2015.05.26 |
---|---|
미국 공공부문 일자리 감소로 흑인 중산층 진입 '좁은문' (0) | 2015.05.26 |
왜 학벌은 세습되는가 (0) | 2015.02.14 |
미국 경제 회복의 原動力 (0) | 2015.02.13 |
코스트코-아멕스카드 결별 "16년 우정 끝났다" (0) | 2015.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