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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된장찌개·비빔밥·설렁탕 …대기업 회장 식단은 `小食`

◆ 2012 신년기획 / 건강한 밥상 ② ◆ 


이건희, 신격호, 정몽구, 구본무, 강신호, 김승연 회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대통령 못지않은 부와 명예를 누리는 대기업 총수의 밥상은 어떨까. 호화로움과 사치가 연상되지만 대기업 회장의 밥상은 의외로 소탈할 때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대부분이 60ㆍ70대 이상이어서 소식(小食)을 하고 가능하면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식사량은 아침에는 간단하게, 점심은 충분히, 저녁에는 되도록 적게 먹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교수는 "대기업 회장들이 소식과 함께 하루 세끼를 반드시 챙겨 먹는 것은 건강에 매우 좋은 식습관"이라며 "특히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체중 증가로 이어지기 쉬운 나이에 소식과 규칙적인 식사는 질환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1922년생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하루 세끼를 제시간에 규칙적으로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밥이 보약`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신 회장은 아침식사는 위에 부담이 없고 소화가 잘되는 죽으로 해결한다. 그중에서도 전복죽을 자주 찾는다. 점심과 저녁은 한식과 일식을 번갈아가며 먹는다. 

한식과 일식을 좋아하는 것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셔틀경영에서 비롯됐다. 일식 메뉴에는 우동과 생선구이가 기본이다. 양식은 주로 손님을 초대할 때 내어놓으며 꺼리지 않고 즐긴다고 한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는 돌솥비빔밥. 별다른 양념 없이 여러 야채와 갈비로 맛을 내는 돌솥비빔밥은 특히 여름철에 좋아한다. 위에 부담을 주지 않고 담백해 선호한다는 후문이다. 

신 회장은 보양식보다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건강관리에 더욱 중요하며 아무리 급한 현안이 있어도 식사는 가급적 정해진 시간에 먹는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식사는 주로 롯데호텔 34층 스위트룸에서 한다. 

70세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특별히 가리는 음식 없이 골고루 먹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 이 회장은 과거 불고기 2~3인분을 한자리에서 먹어치울 정도로 대식가였지만 1999년 암 수술 후 의식적으로 식사량을 줄였다고 한다. 

좋아하는 음식은 고기류를 비롯해 묵은지, 된장찌개 같은 전통 한식이 대부분이다. 콩국수도 별미로 즐긴다. 육식은 주로 살코기를 즐긴다. 살코기만 먹어 살을 빼는 이 회장의 육식법이 `황제 다이어트`라는 용어를 유행시켰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이 회장은 학창시절 추억 때문에 간식으로 곰보빵, 단팥빵, 크림빵 등을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은 주로 신라호텔에서 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하루 세 번 규칙적인 식사와 소식을 한다. 구 회장은 식성이 까다롭지 않아 가리는 음식이 없고 한식, 일식, 중식을 골고루 즐긴다. 특히 묵은 김치로 만든 김치찌개를 좋아한다. 수제비와 칼국수 등 밀가루 음식도 가끔 찾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평소 별로 가리는 것 없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차려진 음식을 잘 먹는다. 아침은 우유나 주스와 샌드위치로 가볍게 미국식으로 끝낸다. 점심은 충분하게 먹고 저녁은 소식을 한다. 

정 회장은 일반적인 찌개류인 김치찌개, 된장찌개를 좋아해 해외 출장 중에도 현지 한식당에 들를 정도다. 음주는 소주 1~2잔 정도로 가볍게 한다. 젊었을 때는 많이 마셨지만 나이가 들면서 절주하고 있다. 정 회장은 임직원들과 직원식당을 종종 이용하기도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특별히 약속이 없거나 서울 서린동 본사에 있을 경우 35층 SK클럽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SK클럽은 워커힐호텔 외식사업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아침은 미국 유학 시절부터 몸에 밴 습관대로 빵과 주스로 식사를 한다. 외부 약속이나 행사가 있을 때는 한식, 양식, 일식을 가리지 않고 먹는다. 최 회장은 와인을 좋아하지만 최근 들어 건강을 생각해서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아침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좋아하는 메뉴는 곰탕, 설렁탕, 비빔밥, 육개장, 순두부찌개 등이다. 

구자홍 LS그룹 회장은 미식가로 맛집을 많이 알고 있다. 된장찌개, 청국장은 구 회장이 특히 좋아하는 음식이다.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은 85세 나이에도 젊은 사람들 못지않은 체력을 자랑한다. 서울대 의대 출신인 강 회장은 거의 항상 소식을 한다. 그의 아침 식단은 토스트 2쪽 또는 인절미 3개와 주스 한 잔이다. 노화를 막기 위한 식단 구성이다. 또한 물을 자주 마신다. 수분 섭취량이 적으면 피의 농도가 짙어져 혈액순환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는 늘 비만을 염두에 두고 생활한다. 비만은 특히 노인에게는 만병의 근원이 된다는 게 강 회장의 생각이다. 비만을 막으려면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