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0' 돌파 코스피, 향후 전망은?..."외국인 매수세에 주목할 때"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23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600선을 돌파했다. 지수를 이끈 건 원화 강세 흐름과 경기회복 기대감에 베팅한 외국인들의 매수세였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지수의 흐름 역시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달렸다며 이들의 관심을 크게 받고 있는 업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코스피 신고점의 핵심 주체는 단연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11월 이후 IT, 화학, 금융 순으로 매수 우위를 시현했다. 본격적인 Buy Korea로 선회했다. 내년 실적장세를 준비하는 길목인 현 구간에서 중장기적 외국인들의 추가적인 자금 유입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이머징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11월 이후 이머징 주식형펀드 에만 약 120억달러 자금이 유입됐다. 이머징 증시를 움직이는 가장 큰 팩터는 달러 약세와 원자재가격 강세이다. 특히 11월 이후 금속가격 강세가 친환경 인프라 투자 확대, 중국 실물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반영해 두드러지고 있다.
또한 트럼프 재임 당시 와해되었던 메가무역협정(FTA) 딜이 주요국들의 긍정적인 가입 의사 검토로 그 의미를 되찾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무역 주도권을 둘러 썬 미중간 패권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트럼프 재임 당시 격화됐던 관세 전쟁, 그에 따른 각자도생 시나리오보다는 신글로벌 밸류체인 형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한국·대만 IT 수출 국가와 잠재성장률이 높은 인도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기대감을 일정 부분 반영한다고 본다. 하반기 이후 국내 수출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달 20일까지 국내 수출 잠정치는 반도체, 자동차 중심으로 전년 대비 11.1% 증가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전일 한국 증시는 종가 기준으로 2600포인트를 상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외국인이 반도체 관련 종목에 대한 적극적인 순매수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지난 주 중국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칭화유니가 만기 도래한 회사채 13억 위안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가 발생하자 한국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에 대한 외국인의 집중적인 순매수가 유입됐다.
더불어 11월20일까지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21.9% 증가했다는 소식과 지난 주 AMAT 등이 반도체 업황에 대한 강한 개선을 언급한 점도 적극적인 순매수 요인이었다. 11월 들어 6조3000억원의 대규모 순매수한 외국인은 반도체와 2차전지 업종을 중심으로 액티브 자금이 약 2조5000억원이 유입됐다. 대형주 중심 패시브 자금이 3조8000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이 코로나 확산으로 수입 수요가 급증하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으로 자금이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추정한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이 옐런 전 연준의장을 재무장관에 임명해 적극적인 부양책 기대를 높였다는 점은 단기적으로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다. 다만 이미 예견된 내용이라는 점을 감안 상승폭을 확대하는 요인이기 보다는 하락 요인 제거에 만족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이를 감안 한국 증시는 미 증시 특징처럼 매물 소화 속 외국인의 행보에 따라 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