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은, 9개월째 기준금리 1.5% 동결…이주열 "소비-투자 부진, 완화 중"(종합)

미네소타 재테크 2016. 3. 11. 01:49

입력 : 2016.03.10 12:38 | 수정 : 2016.03.10 14:18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열린 3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수준인 연 1.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연속 1.50%에 머무르게 됐다.

지난 2월 수출이 12.2% 감소하며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여파로 국내 경기회복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견조해지고 있고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글로벌 경제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 금통위의 주된 판단으로 보인다.

이날 금통위의 금리동결 결정은 ‘만장일치’는 아니었다. 지난달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소수 의견을 개진했던 하성근 금통위원은 이달에도 같은 의견을 표명했다.

이주열(사진)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고 소비 등 내수 약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 2월 들어서는 소비와 투자의 부진 정도가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경제 회복세가 다소 약화되는 등 성장 불확실성 높은 상황이지만,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 여전히 존재하는 점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앞으로 상황변화를 지켜보기로 했다”면서 “향후 통화정책은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완화기조를 유지해 운영하되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높은 만큼 금융안정에 한층 더 유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 발표 후 배포한 통화정책 방향에서는 최근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강조하는 표현이 눈에 띄었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이 예상치(0.4%)를 훌쩍 뛰어넘는 1.0%를 기록한 것이 금통위원들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미국 경제는 일시적 부진에서 벗어나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내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통화정책방향에서는 “미국과 유로지역은 회복세가 다소 약화되는 움직임을 나타내었다”고 진단했으나 한달만에 미국 경제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에 대해 “국제유가가 2월 이후 산유국간 감산 합의 등으로 인해 큰 폭으로 상승했고,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총재는 현재 연 1.50%인 한은 기준금리 수준이 경기회복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1.50%인 기준금리 수준은 경기회복을 지원할 수 있는 충분히 완화적인 수준으로 보고 있다”면서 “물론 더 낮추게 되면 더 완화적인 수준이 될 수 있지만, 현재 수준이 완화적인 것이라는 일관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금리 수준이 실물경제(회복세)를 제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히려 “지금처럼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나타나는 상황에선 자산, 환율 경로를 통한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상당히 불확실하다”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수출수지 개선에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이와 함께 일본, 유로존(EU) 등에서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대해서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나라들은 이미 성장률이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경제가 침체 수준에 가있기 때문에 우리하고는 사정이 다르다”면서 “다른 나라 중앙은행이 하고 있는 조치를 (따라)하지 않는다고 (경기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판단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