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G硏 "올해 성장률 2% 중반 어려워…크게 낮아질 가능성도"

미네소타 재테크 2016. 2. 23. 13:55

입력 : 2016.02.23 12:00


"선진국 자금유출로 환율 급등락 현상이 더 빈번해질 가능성"
"제2의 외환보유액 역할 할 수 있는 통화스와프 확대해 불안감 사전방지해야"

세계 경제가 전반적인 침체로 빠져들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한국 경제도 당초 목표로 했던 3%대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23일 '세계경기 둔화와 통화정책 한계로 글로벌 금융리스크 더 커졌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증시 급락과 중동발(發) 유가 악재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들의 금융 불안 요인까지 겹쳐 올해 성장률 3%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최문박 책임연구원·조영무 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대부분 국가의 성장활력이 낮아지고 있으며 저유가에 따른 신흥국 불안까지 겹치는 상황"이라면서 "수년간 3%대 초반 성장세를 가까스로 이어가던 세계경제는 올해 2%대 성장으로 하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일본 및 유럽발 금융시장 충격은 독일 도이치뱅크의 수익 악화, 일본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따른 불안심리 확산에 의해 촉발됐는데, 현재 금융불안은 어느 정도 진정되었지만 위기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불안심리 확대의 근저에는 세계 실물경기의 하향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효과가 점차 약해지고 있는 통화완화 정책 이외에는 마땅한 정책 수단이 없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며 "세계경제의 하향 흐름과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세계교역이 위축되면서 이미 1월 수출이 20% 가까이 감소했고, 올해 전체로도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소비와 투자심리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그동안 경기회복세를 지탱해오던 내수부문의 활력도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대 중반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더 높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계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불거질 경우 크게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부와 한국은행은 물론 민간기관의 예상도 밑도는 것이다. 현재 기관별 성장률 전망치는 3%대냐 2%대냐로 나뉜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3.1%, 한국개발연구원(KDI) 3.0%, 한국은행은 3.0%를 제시했다. 반면 LG경제연구원은 2.5%, 현대경제연구원은 2.8%를 예상한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6개 외국 투자은행 평균치는 2.6%다. 정부와 국책연구원, 한은은 모두 3%대를 제시했고 민간기관들은 2%대를 전망한 셈이다.

이 연구위원은 성장률 저하에 이어 국내 금융지표들의 변동성이 커질 것도 우려했다.

그는 "산유국의 국부펀드 유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불안이 확대될 때마다 선진국 자금유출로 인한 환율급등락 현상이 지난해보다 더 빈번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우리와 근접한 일본 금융시장의 불안은 엔캐리 자금의 회수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금융시장에 유입된 오일머니, 유럽계 자금, 엔캐리 자금 등 향후 금융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자금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러한 자금들의 급격한 유출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국내 금융기관 및 기업들의 단기 외화 차입금, 선물환 계약 등 민감 부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외환 건전성 3종 세트 시행으로 안정성이 강화된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외변동성에 취약한 비은행권 금융기관에 대한 거시건전성 감독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며 "유사시 제2의 외환보유액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여타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확대함으로써 우리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 상승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