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장롱에 넣은 돈' 173兆 늘어

미네소타 재테크 2016. 2. 16. 01:33

입력 : 2016.02.15 19:38

저금리, 저성장에 투자처 못 찾아...

저금리·저성장 탓에 투자처를 찾지 못해 현금 형태로 들고 있거나 단기 금융 상품에 예치한 돈이 작년 한 해 동안 173조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한국은행의 ‘2015년 12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작년 통화량(M2·광의통화)의 일평균 잔액은 2182조9000억원으로 2014년(2009조5000억원)보다 173조원(증가율 8.6%)이나 늘어났다. 이는 2010년 8.7% 이후 5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광의통화는 현금과 즉시 인출 가능한 예금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2년 미만 금융채,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더한 개념이다. 한마디로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금을 뜻한다.

현금과 즉시 인출 가능한 예금만 포함하는 협의통화(MI)의 작년 일평균 잔액은 636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8.6%(99조9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2002년 21.8% 이후 13년 만의 최대 증가율이다.

지난해 광의통화가 크게 증가한 데는 저금리와 저성장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3월 처음 1%대(연 1.75%)로 기준금리를 내린 한은은 6월에 다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1.5%로 내려 지금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투자자가 받을 수 있는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에 접어들면서 은행에 자금을 예치할 유인이 사라진 것이다. 게다가 저성장에 기업 수익성이 나빠지고 세계 경기 불안까지 겹쳐 주식 등 자산의 투자 매력도 크게 줄었다. 코스피는 작년 4월 2170대까지 올랐으나 작년 말 1910대로 12% 가까이 급락했다.

풀린 돈이 제대로 돌지 않으면서 시중에 돈이 잠기는 ‘유동성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나 라에서 생산되는 모든 재화·서비스를 사들이는 데 통화가 평균적으로 몇 번 사용됐는지 보여주는 통화 유통 속도는 역대 최저치 수준으로 내려간 상태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한은이 금리를 내리는 등 자금을 공급해도 소비나 투자로 연결되지 않는 현상은 위기의 징후이다”며 “정부와 한은이 좀 더 적극적인 부양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