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실리콘밸리가 성공하는 이유는 '바보스러운' 혁신을 하기 때문②
미네소타 재테크
2015. 10. 25. 09:47
바넷 교수는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늘 미래를 염두에 두고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리더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리더십이 가장 필요할까요?
“우선 장기 목표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전후 한국 경제를 일으켜세운 사람들은 단지 1950년대에만 잘 먹고 잘 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미래에 대한 훌륭한 비전이 있었어요. 전쟁이 끝나고 아주 어려운 시기였는데도 말입니다. 그런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극복한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한국 기업들을 이끌었습니다.
예컨대 포스코가 1960년대 철강 사업을 시작했을 때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습니다. 외국인들은 ‘한국 회사는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는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수준이 낮은 기술이나 활용하란 얘기였죠. 그러나 포스코는 미래를 내다보고 기술을 혁신했습니다. 그 덕분에 세계 최고 철강업체 반열에 올랐죠.
포스코는 도약을 위해 기술과 교육, 노하우에 투자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포스코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파이넥스 공법(기존 용광로 공법보다 생산 공정과 비용이 줄고 유해물질 배출이 적은 공법)은 세계 철강업계가 100년 넘게 사용한 용광로 공법을 기술로 압도했어요. 포스코는 독일, 일본, 미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숨지 않았고 철강업계의 수준을 끌어올렸습니다.
포스코가 세계 철강 시장 정상에 오를 때 미국은 자국 철강 회사들을 보호했습니다. 벽을 쌓아 올리는 것은 기업이 1등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저지르는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리더십의 실패입니다. 기업은 ‘경쟁하거나, 실패하거나’ 이 두 가지가 전부입니다.”
무한 경쟁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해도 기업 구성원들에겐 끝이 없는 경쟁이 지나치게 가혹한 것 아닐까. 구성원 입장에서 과연 끊임없는 경쟁이 지속 가능한 것일까. 바넷 교수는 다소 뻔하게 들리는 답을 내놨다. “행복을 얻는 단 하나의 열쇠는 없습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야망과 삶의 의미에 대한 의식 사이에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균형이 행복의 가장 큰 비결입니다.”
―어떤 리더십이 가장 필요할까요?
“우선 장기 목표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전후 한국 경제를 일으켜세운 사람들은 단지 1950년대에만 잘 먹고 잘 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미래에 대한 훌륭한 비전이 있었어요. 전쟁이 끝나고 아주 어려운 시기였는데도 말입니다. 그런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극복한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한국 기업들을 이끌었습니다.
예컨대 포스코가 1960년대 철강 사업을 시작했을 때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습니다. 외국인들은 ‘한국 회사는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는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수준이 낮은 기술이나 활용하란 얘기였죠. 그러나 포스코는 미래를 내다보고 기술을 혁신했습니다. 그 덕분에 세계 최고 철강업체 반열에 올랐죠.
포스코는 도약을 위해 기술과 교육, 노하우에 투자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포스코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파이넥스 공법(기존 용광로 공법보다 생산 공정과 비용이 줄고 유해물질 배출이 적은 공법)은 세계 철강업계가 100년 넘게 사용한 용광로 공법을 기술로 압도했어요. 포스코는 독일, 일본, 미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숨지 않았고 철강업계의 수준을 끌어올렸습니다.
포스코가 세계 철강 시장 정상에 오를 때 미국은 자국 철강 회사들을 보호했습니다. 벽을 쌓아 올리는 것은 기업이 1등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저지르는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리더십의 실패입니다. 기업은 ‘경쟁하거나, 실패하거나’ 이 두 가지가 전부입니다.”
무한 경쟁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해도 기업 구성원들에겐 끝이 없는 경쟁이 지나치게 가혹한 것 아닐까. 구성원 입장에서 과연 끊임없는 경쟁이 지속 가능한 것일까. 바넷 교수는 다소 뻔하게 들리는 답을 내놨다. “행복을 얻는 단 하나의 열쇠는 없습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야망과 삶의 의미에 대한 의식 사이에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균형이 행복의 가장 큰 비결입니다.”
- 윌리엄 바넷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김남희 조선비즈 기자
“훌륭한 리더는 조직 문화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리더가 회사의 미래를 모두 짊어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리더로서 ‘다음이 무엇일지(what is next)’를 모른다는 것부터 깨달아야 합니다. 회사의 리더라고 해도 다음이 무엇일지 모릅니다.
그걸 아는 것이 리더가 해야 할 일도 아닙니다. 리더의 일은 다음이 무엇일지 발견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회사는 채용, 승진을 결정할 때 최고의 인재에게 최고의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합니다. 기존 관행과는 다르다고 해도요. 성별, 종교, 인종 등에 구애받지 않고 공정하고 대담한 결정을 내릴 줄 아는 회사들이 다음이 무엇일지를 발견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더 많은 성공을 거두는 이유가 바로 최고의 인재를 뽑고 승진시킨다는 겁니다. 형식적이고 위계질서가 딱딱한 조직이 아니라,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조직을 디자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변화가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곳이죠. 가장 성공적인 조직은 변화를 자연스럽게 여기는 리더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산업을 뒤흔들 뭔가를 창조해낼 잠재력이 큽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회사는 직원들이 늘 혁신적이고 창조적이기를 바랍니다. 어떤 방법들이 있나요?
“혁신의 가장 중요한 비결은 바보스러움(foolishness)을 고무하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위대한 혁신은 처음 나왔을 때 얼마나 대단한 아이디어인지 제대로 이해받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흐른 후에야 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지, 왜 이 기술이 세상을 좋게 만들지를 발견해냈습니다.
‘월드 와이드 웹(www)’이 처음 등장했을 때 이것이 세상을 완전히 바꿀 혁신 기술이라는 것을 알아챈 사람은 드물었죠. www을 발명한 과학자 스스로도 www이 지금 우리가 쓰는 인터넷처럼 사용될 지 몰랐으니까요. 그는 과학자들만 소규모로 이 기술을 사용할 거라 생각했어요. 당시에 손에 컴퓨터(스마트폰)를 들고 다니는 세상을 상상이나 했겠어요? 혁신이 나타났을 때 많은 사람이 바보 같은 아이디어라고 치부합니다.
실리콘밸리가 혁신의 대명사가 된 것은 일반인들의 눈에 엉뚱해 보이는 것을 시도해 실패해도 좋은 평가를 받기 때문입니다. 실리콘밸리 문화에서는 실패하면 그건 경험이 됩니다. 당신을 더 나은 리더로 만들어주는 경험인 거죠. 저는 여러 번 실패한 경험이 없는 사람이 회사를 경영하는 걸 보고 싶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다른 나라에서 보통 실패는 죄로 간주됩니다. 그래서 리더들이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죠. 리스크(위험)를 감수하고 싶어 하지 않으니까요.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