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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잘나가는 인도 증시, 대표 지수 올해 수익률 7.7%랍니다

 

올해·내년 6%대 고성장 이어가
GDP 영국 제치고 2027년 일본·독일도 앞지를 듯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가 영국을 제치고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인도 경제는 6.1%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도 기업에 투자하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인도 뭄바이 건설현장의 모습. /로이터·연합

올해 주요국 증시의 대표 지수에 베팅했다면, 인도를 선택한 투자자들이 ‘승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국 증시 중 인도가 올 들어 가장 뚜렷한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 시장을 대표하는 주가지수 중 하나인 S&P BSE SENSEX 지수의 연초 이후 29일까지 수익률은 7.7%로 주요 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오른 효과를 톡톡히 본 자원 부국 브라질(연초 이후 5.8% 상승)이 2위였고, 다른 나라들은 모두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를 기점으로 인도 국내총생산(GDP)이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술 더 떠서 인도 중앙은행인 RBI는 인도 경제가 2027년에 독일을, 2029년엔 일본마저 제치고 미국·중국에 이은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국이 초고속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고속 성장 페달을 밟고 있는 인도로 글로벌 유동성이 몰리고 있는 이유다.

◇주춤하는 중국 대안으로 부상한 인도

올해 세계 증시 성적표는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미국이나 유럽 주요 국이 10% 하락세를 기록 중이고, 아시아 국가 중 홍콩이나 대만, 한국 등은 서방 증시보다 낙폭이 더 컸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기업 이익이 줄고 경기가 가라앉기 시작하면서 투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이다.

 

그러나 인도는 올해 전쟁이나 금리 인상 타격을 받지 않는 ‘무풍지대’였다. 중국이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움직임이 둔해진 사이, 인도가 빠르게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아이폰 생산 업체 폭스콘은 앞으로 2년간 인도 공장 인력을 4배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중국을 탈출해 인도로 생산 시설을 옮기겠다는 것이다.

 

올해 인구가 14억명을 돌파해 내년이면 중국을 제치고 최대 인구 국가가 된다는 점, 영국의 식민지에서 영국 총리를 배출한 점 등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계기가 됐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계속되는 부양책과 완화책에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와중에,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의 상대적 매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성장에 목마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인도를 주목할 이유가 많다”고 분석했다.

인도 성장세에 올라타려는 투자금이 몰리면서, 인도 최고 부호인 가우탐 아다니(Adani) 아다니그룹 회장은 올해 워런 버핏은 물론이고 제프 베이조스, 빌 게이츠마저 제치고 세계 3위 부호가 됐다. 30일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가우탐 아다니가 보유한 주식가치 등을 계산한 자산가치는 1260억 달러(약 166조원)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1790억 달러), 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1590억 달러) 다음 순위였다. 보유 주식이 급락하면서 머스크나 아르노의 재산이 올해 크게 줄어들었지만 아다니 재산은 495억 달러(약 65조원) 급증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이름을 올린 500명 중 재산 증가 폭이 가장 크다. 그가 보유한 아다니 엔터프라이즈, 아다니 트랜스미션, 아다니 그린에너지 등의 주식 가치가 뛴 덕분이다.

 

◇내년이면 최대 인구국가, 2029년엔 세계 3위 경제대국

IMF가 전망한 각국 경제성장률을 보면 인도는 내년에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 성장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전체 성장률이 올해 3.2%, 내년 2.7%로 예상되고 신흥국 평균치도 올해와 내년 각각 3.7%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도 경제는 올해 6.8%, 내년 6.1%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성장률이 3~4%대로 가라앉은 중국과 대조적이다.

 

잘나가는 인도 경제에도 근심 거리가 있다. 최근 식료품 가격을 중심으로 물가가 오르며 전체 물가상승률이 고공행진하고 있어, 인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5.9%까지 끌어올렸다. 올 들어 기준금리 인상 폭이 1.9%포인트로 한국과 큰 차이가 없다. 그 결과, 승용차 판매 증가율이 둔화하는 등 일부 성장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다.